오픈하우스서울 2019

REPORT

매년 가을이 되면 제 마음을 설레가 하는 도시건축축제가 열리는데요. 올해도 어김없이 오픈하우스서울이 찾아왔습니다! 이 축제가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잠시 소개 드리자면, 오픈하우스서울은 평소 방문하기 힘든 장소와 건축물을 모두에게 개방하는 '건축물 개방 축제' 입니다. 런던과 뉴욕, 멜버른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부터 시작됐어요.

  

올해는 '집'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다양한 유형의 주택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. 홈쑈핑은 그중에서도 건축가들이 최근에 지은 임대주택을 가장 궁금해했어요. 그래서 매년 치열해진다는 아주 높-은 참가 신청 경쟁률을 뚫고 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. 건축사사무소 서가의 <화운원>에이오에이 아키텍츠의 <망원동 단단집>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! (다른 오픈하우스서울 신청자들과 함께 관람해야하다 보니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 점 양해해주세요) 



봉천동 <화운원> 서가건축사사무소 


아주 오랜만에 봉천동을 찾았는데 10년 전 제가 살았던 봉천동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. 노후화된 저층 주거지가 사라지고 그 자리엔 고층 주거지가 들어서 있었어요. <화운원>의 건축주도 아버지와 함께 살던 30년 가까이 된 집을 철거하고 지하 2층에서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건물을 지은 케이스인데요. 근린생활시설(2층) 오피스텔(3~6층) 그리고 다세대주택(7~10층)을 모두 한 건물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. 아무래도 원룸인 오피스텔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공간이라 이동의 편리성을 고려해 아래쪽에 배치하는 게 제일 합리적이겠죠. 


꽃, 구름, 동산을 의미하는 <화운원>은 건축주와 입주민 모두가 잘 사는 공간을 꿈꿉니다. 그래서 건축주와 건축가는 임대수익률만을 쫓아 무작정 세대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, 단위 세대별로 쾌적한 주거 환경이 갖춰질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세대수를  찾아냈고, 여러 사람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평면을 다양화했습니다. 처음 건축가로부터 건축주가 <화운원>의 입주민들을 위해 1층을 기꺼이 라운지로 활용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런 좋은 건축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짐작됐습니다. 건축가에게는 옆 건물과 비슷한 규모로 건물이 올라가는 것에 대한 남다른 고민도 있었다고 하는데요. 저층부는 가로와의 연속성을 위해 3층까지는 주변부와 높이를 맞추고, 그 위로부터는 뒤로 물러나도록 해서 대부분의 세대가 발코니와 베란다를 갖도록 했습니다. 덕분에 언제든지 나가서 밤하늘의 별과 청룡산을 바라보고 햇볕에 빨래를 말릴 수 있는 '여유'가 생겨났습니다. 다른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그 '여유'를 말이죠. 
 

다양한 평면을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건축가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가 느껴졌지만 무엇보다 힘든 건 주차대수와의 싸움이 아니었을까 해요. 지하에 기계식 주차장을 두었는데 한정된 지하공간에서 법정 설치 기준을 만족시키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. 여러 큰 숙제들을 해결해야 했을 <화운원>은 건축주와 건축가의 끊임없는 대화와 고민 속에서 탄생한 보통의 고층 건물이 풍기는 차가운 이미지와는 다른 '참 따뜻한 집'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.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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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망원동 <단단집> 에이오에이아키텍츠


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동네 커뮤니티를 잘 만들어 나가고 있는 망원동. 에이오에이아키텍츠가 설계한 단단집도 이 망원동에 위치해 있습니다. 건축가에게 이번 <망원동 단단집> 프로젝트는 망원동 같은 동네에 주택을 지을 때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만든 프로젝트였다고 해요. "설계를 할 때는 사회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."라고 말하는 건축가의 철학이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. 그래서인지 모호하고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풍자와 유머를 <망원동 단단집>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어요.


먼저 외관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. 처음 <망원동 단단집>을 봤을 때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강렬함을 느꼈는데요. 신기하게도 이내 낯설지 않은 느낌도 받았습니다. 붉은색과 흰색의 타일 색상이 강렬함을, 대칭 형식의 단순한 디자인과 어렸을 때 목욕탕에서 많이 봐왔던 10㎝ x 10㎝ 크기의 타일이 익숙함을 안겨주었어요. 실제로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는 세련되면서도 올드한 느낌의 건축적 느낌을 지향한다고 하네요.


반짝이는 타일 마감과 달리 러프한 모습의 계단실을 지나 집 내부로 들어서니 분홍색 대리석 기둥이 1:1의 비율로 방과 주방을 나누고 있었어요. 현재의 생활상을 반영하지 않는 정형화된 면적 배분에 의문을 제시했다고. 집을 옮길 때면 주방에 4~6인용 테이블까지는 아니더라도 2인용 테이블 하나 놓고 싶은 제 맘을 알아준 것 같아 참 감사했어요. 꼭대기 층에는 유니크한 공간이 많았습니다. 현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 복도 공간과 센터에 자리를 잡은 싱크대, 삼각형 구조의 다락방, 옥상 등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를 상상하느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.


<망원동 단단집>에서는 자유분방한 반항아의 기질이 엿보이면서도 이면에는 엄격한 규율과 질서가 있는 듯한 복합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. 누군가는 <망원동 단단집>을 보며 픽셀집을 떠올렸다고 하는데 저는 타일의 스케일과 줄눈, 대칭적인 건물의 모습에서 아이돌 그룹의 칼군무가 연상되는 건 왜일까요? 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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